쟁점

왜 노동당은 끝없이 분열하는가? -분열의 원천, 의회주의와 반공 노선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15. 9. 23. 12:08


왜 노동당은 끝없이 분열하는가? -분열의 원천, 의회주의와 반공 노선

 

(2015년 7월 1일)

 

 

 “각종 투쟁 현장에 가보면 데모당이 있는데 대부분 우리 당원들이다. ‘안녕들 하십니까’ 활동, 알바노조 등 우리 청년 학생 당원들이 이렇게 활발히 하고 있다”


“당원들이 하나의 지침을 가지고 전국적 캠페인 능력을 갖춘 곳은 노동당이 유일하다. 이런 데 우리가 희망이 없고 망한 것인가. 풍찬노숙과 헝그리 정신으로 다시 할 수 있다고 자연스레 얘기할 수 있는 결정을 했으면 좋겠다”(참세상 기사 중에서 통합에 반대하는 한 대의원의 발언)

 

왜 노동당은 과거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에 이어 끊임없이 갈등과 분열을 계속하는가? 1만 명 이상 당원에다가, 각종 투쟁 현장에서 당원들이 열심히, 헌신적으로 투쟁하고 있는데, 하나의 지침을 가지고 전국적 캠페인을 수행할 수 있는데, 왜 노동당은 끊임없이 갈등과 분열을 계속하는가?

 

노심조의 이탈 과정에서도 그랬고, 지금도 '진보 결집'을 둘러싸고 당이 사분오열되고 있는데, 노동당 내에서 이를 둘러싸고 수많은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그 본질이 의회주의에 있다는 것을 진지하게 분석하는 글을 접하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분리, 진보신당 창당과 진보신당 분열과 현 정의당 창당, 노동당으로의 당명 개칭과 '진보 결집'을 둘러싼 갈등과 분열...

 

이러한 중대한 정치적 대립과 분열 과정의 중심에는 항상 선거가 있었다. 선거를 대중투쟁을 강화하는 수단과 기회로 삼는 게 아니라, 전략적으로 보다 보니까 선거 결과가 1% 전후로 저조할 때마다 끊임없는 정치적 갈등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진보신당과 통합하여 현 노동당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과거 사회당 내부에서도 똑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의회주의를 청산하지 못하는한 노심조 같은 기회주의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당원들을 대상화하여 당을 쪼개고 새로 만들고 할 때마다 당 내부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 드는 것이다. 노심조 같은 기회주의 정치인들에 대해 불신하는 당원들도 결국은 '현실 정치'라는 이름의 의회주의에 결박당하여 '대중적 지명도'를 가진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높은 정치인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그리로 달려가거나, 달려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는 강박관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의회주의 문제도 결국은 마찬가지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사상적 문제다. 노동당의 사상은 무엇인가? 사회주의인가? 사민주의인가? 당강령에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지만, 변혁적 이행노선이 없다. 사회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사민주의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민주의를 직접적으로 표방하는 당원들, 혹은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할지라도 실제로는 사민주의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서, 국회에 진출해야 하고, 권력을 잡아야 하는 목표를 가진 당원들이 끊임없이 동요하고 대중적인 의회 정치인들의 구심력으로 빠져들어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당의 사상, 노동당 당원 전반은 반북주의, 반공주의에 빠져 있다.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실제 사회주의자라고 자처하며 변혁을 전망으로 가지고 있는 당원들이라 할지라도 대다수가 반북, 반공주의에 빠져 있다. 민주노동당의 분열 당시에도 패권주의의 문제가 있고, 민주노동당 다수파의 몰계급적 노선에 반발한 사람도 일부 있겠지만, 실은 반북, 반공주의 노선이 분당의 중대한 요인이었다.

 

이 때문에 노동당은 분단모순과 이의 또 다른 표현인 반제국주의 문제에 진지하게 대응할 수 없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계급문제를 주요하게 고민한다 할지라도, 협소한 노동자주의에 빠질 수밖에 없고, 심지어는 '종북주의 척결'을 외치는 극우진영과 유사한 입장에 처하기도 한다. 종북주의 용어의 창시자가 과거 사회당이었고, 민주노동당 분열의 모토가 '종북주의 반대'라는 자명한 사실은 진보운동사 최대의 치욕이 아닐 수 없다.

 

정의당과 국민모임의 모토 역시 반북 사민주의인 점도 그 때문이다.

 

노동당은 규율이 없는 정당이다. 규율을 억압으로 사고하고 자유주의를 옹호한다.

 

쏘련 사회주의 해체 이후에 변혁적 전망을 상실하고 청산주의에 빠진 결과다. 맑스주의의 변혁적 사상을 버린 결과다.

 

여전히 투쟁현장에서 가장 헌신적으로 싸우는 동지들이 이 '불모'의 논쟁과 분열 과정에서 그것의 정치적 뿌리까지 파고 들어가 맑스레닌주의의 변혁사상으로 무장 또는 재무장하는 것으로 운동의 전망을 찾아 새로운 싹을 피우기를 기대한다.노/정/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