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협동조합 논쟁에서도 문제는 역시 국가다! 어느 국가, 어느 계급에 의한 협동조합인가?

전국노동자정치협회 2015. 9. 20. 10:58


2015년 6월 22일

 

 

<협동조합의 발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소셜파워] 독점이윤의 사회화 없이 협동조합도 없다], 정호영(국제포럼), 2015.06.21)이라는 참세상 기사는 어떤 측면에서는 현재의 협동조합과 협동조합 논자들을 잘 폭로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맑스, 엥겔스나 레닌이 항상 가장 중요한 문제로 강조했던 국가권력의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 글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맑스, 엥겔스, 레닌 같은 위대한 혁명가들이 단지 그게 중요하다고 해서 국가문제가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 협동조합 논쟁에서도 역시 국가문제, 권력의 문제를 회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내에서의 협동조합인가? 자본주의를 폐지한 새로운 권력 하에서의 협동조합인가? 이 문제를 회피하는 한, 아무리 자본주의 내에서의 협동조합과 협동조합에 무조건적 지지와 찬사를 보내는 현 국가와 지식인들을 비판한다 할지라도 그것이 제대로 된 과학적인 비판일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등에서 말하는 '사회화' 노선이 그러했던 것처럼, 참세상 필자가 거기에 소속되어 있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사회화 노선은 국가문제를 회피하는 오류에 빠지고, 자신이 비판하는 협동조합 논자들이 범하는 것과 유사한 오류를 순환적으로 반복할 따름이다.


참세상 필자는 "에밀리아 로마냐가 무상교육, 무상의료인 것은 협동조합이 발전했고 그 곳 문화가 남다르기 때문이 아니다. 평균 9명의 마찌꼬바 수준의 협동조합이 아무리 네트워크로 모인다고 하더라도 교육과 의료를 무상으로 할 수는 없다. 에밀리아 로마냐의 교육과 의료의 사회화는 에밀리아 로마냐 주정부가 에르벳(ERVET)이라는 사회화 기관을 통해서 협동조합을 네트워크로 엮어줄 수 있는 사회화 역량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이탈리아 로마냐 지역의 협동조합들의 성과가 사회화 노선에 기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되묻고 싶다. 이러한 성공 사례가 안정적이고 공고한 것인지의 실상은 더 알아봐야 겠지만, 문제의 본질은 이러한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한 지역에서의 협동조합의 성공 사례가 이탈리아 독점자본주의의 모순을 근본적으로 해결했는가? 주지하듯, 스페인과 더불어 이탈리아는 남유럽의 대표적인 국가로서, 그리스 정도는 아직 아니지만, 자본주의 공황의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새로운 진원지가 될 수 있다. 특히 실업률 그중에서 청년 실업률은 수십 퍼센트에 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다시 공공연하게 신 파시즘이 활개를 치고 있다. 로마냐의 사례가 이탈리아 자본주의의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사례인가? 자본주의의 독점과 독점에서 오는 폐해를 제어하고 극복할 수 있는가?


참세상 필자는 언급하지 않고 있지만, 협동조합의 성공 사례에서 단골로 소개되고 있는 사례는 스페인 몬드라곤이다. 자본주의의 동반자들, 모순 은폐자들이 협동조합에 찬사를 보내며 몬드라곤의 성공 사례를 부각시키고 있는데, 몬드라곤의 근본적 한계는 위와 동일하게 비판할 수 있다. 게다가 몬드라곤 역시 자본주의에 포위된 기업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외주화를 통해 초과착취를 일삼고 있다. 스페인 내에서 착한 척하는 기업이 스페인 밖에서는 제국주의적 착취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스페인 내부에서는 또 어떤가?